[야마타이←소라] 널 좋아했어.
* [야마타이] 정말로, (외전)
불안했다. 요즘들어 멍 때리는 너의 모습을 볼때마다 드는 생각이었다. 야마토, 듣고 있어? 또 이야기 중에 멍 때리고 있어 그의 얼굴 앞에 손을 흔들어 보였다. 아아, 미안. 뭐라고 했지? 나참. 뚱해 보이는 반응을 네게 해보이자 너는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애써 웃어 주었다. 그런 너의 익숙한 패턴에 나 또한 익숙하게 이번에는 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셨나요, 야마토 씨? 하고 어느 때처럼 장난스럽게 나는 너에게 말했다. 놀리지마, 소라. 그리고 너는 오늘도 역시 너답지 않게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익숙한 패턴. 그리고 반복. 그럼 똑바로 들어주세요? 알았다니깐. 가까운 곳에 서있는 사람이라면 눈에 보일 정도로 상기된 그 얼굴을 손등으로 가려 보일려고 매번 노력하는 너이지만 아쉽게도 그녀에게는 보이지 않더라도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얼굴이였다. 분명 그 손등 뒤로 너는 웃고 있겠지.
소라는 또다시 약해지는 마음을 바로잡고 애써 모른척 해보이며 그에게 말했다. 또 안 듣고 있으면 정신차리라는 의미로 삼겹살을 해버릴테다. 하고 그녀가 협박해오자 야마토는 가리고 있던 손을 내려보이며 하하, 크게 웃어보였다. 그녀가 좋아하는 얼굴, 그리고 목소리로 웃어 보이는 그를 잠시 넋 놓고 바라보다가 들려오는 말에 소라는 빠직 마크를 달며 정신을 차렸더라. 삼겹살 먹고 싶은거야? -라니. 이런 눈치도 좆도 없는. 아니지, 이만하면 모르는 척 하는 것도 수준급이다. 하고 소라는 치를 떨었다. 예전의 그였다면, 아마 상상도 할 수 없는 지금의 이시다 야마토는. 최근 근래에 그녀가 느낀 바로는 이러했다. 점점, 그와 닮아가고 있다. 그게 단순히 두 사람이 친구여서 그런 걸까. 하고 처음은 그리 생각했는데 이쯤되면 답은 하나이지 않은가.
정말 몰라서 묻는거야? 소라가 이쁘게 웃어보이며 손을 칼날 모양으로 만들어 보였다. 알고 있습니다. 삐질, 시선을 피하며 내게 끄덕여 보이는 야마토의 반응에 흠- 만족해 하는 소라였다. 아쉽게도. 그녀가 이렇게나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얼마 못가 또다시 멍 때릴 그였음을 알고 있었기에 그 만족감은 너무나 짧았고 곧 사라질 것이라는 것을 소라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너는 알고 있을까, 야마토가 요즘들어 멍 때리는 걸 자주 보인다는 거. 그리고 늘 우연찮게 그 자리에 함께 있는 내가 정신차리라며 손 흔들어 줄때마다 웃어 보이는게 무척이나 힘들어하고 있는 자신을 감추기 위한 미소라는 거. 그럼에도, 무슨 생각하냐고 물었을 때마다 내게는 보여주지 않는 그 미소가, 얼마나 멋있을지 감히 상상이나 해봤을까. 아마 그 미소에 그의 얼굴을 보게 된다면. 음-. 또 다시 반할 지도. 아마 짐작하건데 난 절대 포기 못 할 거 같아. 야마토. 솔직히 포기하기에는 아까운 남자잖아. 아아, 이런. 말이 딴 곳으로 새어버렸네. 다시 본론으로. 음-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아 맞아. 그 미소. 있잖아, 그 미소가 과연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를, 너는 알고 있을까?
모를테지.
"제 아무리 먼저 좋아하는 쪽이 지는 거라지만…."
누구는 이렇게 맘고생으로 거의 넋을 놓을 정도로 지내고 있는데 너는 평소와 다름없이 똑같으니깐, 분명 모를 터였다. 야마토가 저 모양인거 보면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거라고 소라는 확신했다. 그러니 자신의 입장으로 볼때는 여간 답답한 건 둘째치더라도,
"확실하게, 해야겠지…."
자신만이라도, 이기적이지만 지금이 기회인 것 틀림없는 사실이였다. 아직, 그는 모르고 있으니깐. 야마토를, 그가 지금 무슨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는 멍청이. 바보. 친구 하나 아니 두 사람, 정말 잘못 사겼다니깐. 푸흐-. 오랜만에 예전의 남자다운 그 털털함을 지녔던 소라로 되돌아 온것만 같은 그녀는 시원하게 웃어 보였다. 미안하지만, 타이치. 걷고 있던 그녀의 발걸음이 멈춰섰다. 나는 한 번 욕심 부릴려고 해. 그러니, 드르륵- 닫혀 있던 문을 열자 비어 있는 교실 안으로 노을이 저가는 하늘이 그녀를 반기고 있었다. 나중에 혹시라도,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정말 만약에 너가 원망할지도 모르는 일이 생긴다면. 날 너무 미워하지 말아줘. 누구보다도 널 잘 알고 있는 나이기에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말할 수 있는 거지만. 너라면, 용서해 줄거라는 믿음이 있으니깐. 그 믿음 한 번, 내가 한번 시헙해볼려고. 너가 늦게 깨달은 잘못도 있는 거잖아, 안그래?
"여보세요, 야마토? 으응, 나야 소라. 많이 바빠?"
늘 너에게로 찾아갔던 가벼웠던 발걸음이 어느새 점점 무거워져 가는 걸 느꼈을 때,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움직이기를 거부하는 몸이 되어버렸고, 점점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왔어. 다 알고 있잖아, 근데 왜 그에게로 가는거야? 하고. 어떻게 내가 먼저 그보다 너의 마음을 알 수 있었을까, 한 번은 그 생각도 해봤어. 그치만 그 답은 너무나 쉽게 나오더라. 고민할 것도 없이 말이지. 그래도 그렇지 그건 너무했어, 야마토. 너랑 만나 이야기 할 때마다, 네 앞에 서있는 건 나였고 너랑 웃으면서 대화하는 사람은 소라, 바로 나였는데 너는 그렇게 보지 않았으니깐. 너가 여기 이곳에 나와 함께 있는데도 제일 중요한 게 이미 이곳이 아니라 다른 곳에 가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는, 나는 어떤 생각을 했었을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역시, 질투... 였을거야. 왜 내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처음에는 그도 미웠고, 얼마 못가 나를 봐주지 않는 너도 미워했었던 거 같아. 울기도 했지만 어쩌면 내가 울었던 가장 큰 이유는 내내 불안했기 때문인지도 몰라.
"나도 부활동 때문에. 응, 지금 너희 반에 들렸어."
힘겹게 전화통화를 해보이는 소라는 금방이라도 울음 섞인 목소리가 될 것만 같은 목소리를 꾹 참아 보이며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그에게 말했다.
"잘됐네. 나도 지금 끝났거든."
타이치는 이제 얼마 안남은 경기시합 때문에 오늘도 늦은 시간까지 연습한다고 먼저 가라고 했으니깐. 소라의 이어진 말에 야마토가 어떤 표정일지 뻔했다. 또 그 미소. 아니 어쩌면 힘들어하고 있을 그를 떠올리며 조금은 걱정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을까. 이리도 잘 알기에, 소라는 결심을 한 것이였고 독하게 마음 먹기로 한 지금, 앞으로 그녀가 해야할 일이 그들에게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모를 일이였다. 조금은 위험한 도박이라고, 생각했다. 그치만 너희 두 사람이 미워서라도 해보일려고. 그리고 나도, 이렇게 계속 엇갈린 상태로 불안해 있기도 싫고. 무엇보다도. 핸드폰을 쥐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가버렸다.
"할 얘기도 있고… 응, 기다릴께."
나도 너와 똑같은 걸. 누군가를 이렇게 간절히 원하고 사랑하고 있는데 모를 리 있겠어. 어쩌면 너와 나는 유일하게 서로의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지금으로서는 최상의 동업자가 아닐까 싶은데. 비록 그 상대가 달라 꼬여버린 삼각관계라는 게 비참할 정도로 쓸쓸하지만. 나는 자신할 수 있어, 야마토. 너가 타이치를 생각하는 것보다 더 이리도 널 좋아하고 있는 타케노우치 소라가 있으니깐. 조금은, 아주 조금은 설랠 수 있도록 시간을 줬으면 좋겠어 야마토. 그리고 너에게 내 마음을 전하는 순간. 너 또한 고백하면 좋겠다.
난 누구보다도, 너가 행복해지기를 바라.
더이상 그렇게 힘들어하지만 말아줘, 야마토-.
fin.…
쓰다가 음.. 뭔가 조금 그래서 따로 외전으로 뺐던거..(._.
사실 이 내용이 본편 중간 쯤에 들어갔던 거를 빼고 마저 본편 쓴 건데 쓰다보니.... 에잇...... 야마토 부분을 많이 못 썼ㅠㅠㅠㅠ
생각나면 쓰고 (근데 내용상 쓰고 싶OTL) 근데 쓰고 싶은거 많은데 OTZ
뻘한데 외전이랑 번외 차이가 뭐지 싶어서 검색해 봤더니,
외전 : 본편의 이해를 깊이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이야기. (본편과 상관o)
번외 : 계획에 들어 있지 않음. (본편과 달리 상관이 크게 x)
그렇군..('-'